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2)의 강간 장면이 실제 배우의 동의 없이 강제로 촬영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거센 파문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연예잡지 엘르, 할리우드 리포트 등에 따르면 베르톨루치 감독은 지난 2013년 파리에서 한 인터뷰서
버터를 이용한 성폭행 장면이 여배우의 동의 없이 남자 주인공을 맡은 배우와 상의해 촬영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영화 속에서 남자 주인공 폴(말론 브란도)은 버터를 사용해 잔느(마리아 슈나이더)를 강간한다.
이에 대해 베르톨루치 감독은 "버터를 이용한 강간신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나와 말론이 떠올린 아이디어로, 슈나이더에게는 해당 장면에 대한 언질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슈나이더가 여배우가 아닌 여성으로 반응하고, 수치심을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다.
베르톨루치 감독은 "슈나이더는 이후 평생 나를 증오했고,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면서도 "원하던 장면을 얻기 위해서는 완전히 자유로워야 한다. 나는 슈나이더가 수치심과 강간을 연기하지 않고 실제로 느끼길 바랐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시 슈나이더는 19세에 불과했다. 브란도와 베르톨루치 감독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로 각종 수상명단에 올랐지만, 슈나이더는 강간 장면으로 약물 중독, 정신질환 등 트라우마를 겪었다.
슈나이더는 2011년 인터뷰에서 "수치스러웠으며, 베르톨루치 감독과 브란도 모두에게 강간당했다고 느꼈다"면서, 두 사람은 자신을 위로하거나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슈나이더는 "말론은 나에게 '이건 단지 영화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그 장면을 찍는 동안 나는 정말 울음을 터뜨렸고, 섹스심벌로 대해진 것 같았다"며 "변호사나 에이전시를 불렀어야 했다. 대본에 없는 내용을 찍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시엔 그걸 알지 못했다"고 절망감을 표했다.
슈나이더는 이후 누드장면을 찍지 않았다. 슈나이더는 '메리 고 라운드'(1981), '제인 에어'(1996) 등에 출연하며 열성적인 활동을 펼쳤으며 2011년 58세의 나이에 암으로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