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이 낙엽이 쌓이는 가을철에 담배꽁초를 그냥 버리고 가요. 도로와 보행로 곳곳에는 가로수 낙엽이 쌓이는데, 자칫 불이라도 나면 누가 책임지나요?”
지난 25일 빌딩들로 둘러싸인 서울 광화문 거리.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인도를 흡연자들이 점령했다.
흡연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삼삼오오 모여 피우고 있다.
지나는 사람들이 담배 연기에 질색하며 손부채질까지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며 한 손에 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지난 25일 빌딩들로 둘러싸인 서울 광화문 거리. 낙엽이 쌓인 위로 담배꽁초를 쉽게 찾아 볼수 있다. 흡연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삼삼오오 모여 피우고 있다.
◆낙엽에 쌓여가는 담배꽁초…옮겨붙으면 언제든지 큰불
보행로를 걸을수록 담배 연기는 더욱 자욱해 져 갔다.
공사장을 둘러싼 팬스와 불법 주차된 버스 사이에서 갇힌 담배 연기가 보행자를 위협했다.
갇힌 담배 연기 사이로 일부 시민들은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코를 막고 지나갔다.
배수구에는 썩은 담배꽁초가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가득했고, 막혀 있는 듯했다.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썩은 악취가 올라오고 있었다.
금연구역이지만 흡연구역으로 변한지 오래됐다.
흡연자들이 버린 듯한 쓰레기는 분리되지 않은 채 버려져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쓰레기는 늘어갔다.
쓰레기 수거함이 없는 탓도 있었지만, 각종 플라스틱 용기와 일회용 용기들이 분리수거가 안 되면서 중구난방으로 쌓여 갔다.
무엇보다 음료 등이 여과 없이 담배꽁초가 담긴 채로 버려져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큼지막한 금연구역 현수막이 설치돼 있지만, 경고를 무시하듯 주변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만 갔다.
◆금연구역 ‘푯말과 현수막’ 무용지물...코막는 시민들
금연구역인 이곳은 종일 20∼40명의 흡연자가 동시에 뿜어내는 담배 연기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곳에는 큼지막한 금연구역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금연구역'이라고 적힌 푯말과 현수막이 설치돼 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고를 무시하듯 흡연 금지 표지만 주변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만 갔다.
인근 직장인 정모(40)씨 “앞사람이 담배 피우는 모습만 봐도 짜증이 나죠. 피해 가는 길밖에 더 있나요? 지나갈 때면 숨을 참는다”며 “흡연금지 구역을 설정하면 뭐해요.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않잖아요”라고 말했다.
낙옆 위로 담배꽁초가 널부러져 있다.
◆빗물받이에는 담배꽁초와 낙엽이 뒤섞여
빗물받이 주변은 물론 플라스틱 용기 속에는 담배꽁초가 들어 있었다.
눈에 띄는 곳마다 담배꽁초가 흔하게 나뒹굴고 있었다.
‘흡연금지’ 푯말 아래에는 재떨이를 대신하는 깡통이 놓여있고, 그 안에는 플라스틱 용기와 담배꽁초가 가득했다.
‘흡연금지’ 푯말이 있지만 사실상 금연구역이 아닌 사실상 '흡연구역'이 됐다.
한 환경미화원은 “청소를 해도 끝이 없다”라며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보세요. 저 담배꽁초. 우리가 치워야 하겠지만, 낙엽도 있는 곳에 담배꽁초를 버려 혹시나 불이라도 나면 걱정된다”며 청소를 계속 했다.
◆덕수궁 돌담길 보행로도 담배 연기 ’자욱’
단속을 비웃듯 담배꽁초가 낙엽에 쌓여 갔다. 여기뿐만 아니었다. 가을철 낙엽길로 유명한 덕수궁 돌담길도 비슷했다.
이날 오후 단풍으로 물든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서 시민들이 가을 정취를 느끼고 있다.
낙엽이 쌓여 가을 운치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보행로와 차도는 낙엽이 계속 쌓여 갔다.
돌담길을 걷다 보면 흡연자들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일부 흡연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낙엽 위에 담뱃재를 터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쌓인 낙엽 사이로 담배꽁초를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담배꽁초에서 연기가 그대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흡연이 금지된 곳이지만, 버젓이 담배를 피워 인상을 찌푸렸다.
조금만 가도 흡연구역이 있지만, 걷기 귀찮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협연자들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자녀 둘과 함께 덕수궁 돌담길을 찾은 이모(36)씨는 “과거보다 흡연문화가 많이 개선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흡연자들이 느끼지 못하는 불편한 점이 많다”며 “아이들과 함께 다니기가 흡연자들 때문에 불편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걷던 한 주부는 흡연 장면을 보자마자 머뭇대다 아예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담배 연기는 피우면 어른·아이 가릴 것 없이 연기가 사람에게 갈 뿐만 아니라,
흡연자 입에서 뿜어 나오는 담배 연기는 비흡연자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는 고통이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낙엽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주변에는 담배 꽁초가 널부려져 있다.
◆지난 1년 담배꽁초로 생긴 화재 6981건…서울시 1039건
지난해 담배꽁초가 원인이 된 화재는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 발생 건수는 6981건이다.
이는 부주의로 인한 발화 사고 중 30%에 달하는 비율이다.
892건이 발생한 방화에 비해서는 8배에 달한다.
담배 꽁초는 화재 발생 요인 중 거의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5287건이었던 담배 꽁초 화재는 이듬해 6592건으로 25% 가까이 급증했다.
2014년 들어서 6952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는 7000건에 육박하며 2009년 이후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9년 만에 1천700건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화재 발생 건수는 되레 줄었다.
2009년 4만7천318건에서 지난해 4만3413건으로 8.3% 감소했다.
소방서 한 관계자는 “담배를 빨아들일 때 온도는 800도까지 오르고 담배꽁초를 그대로 던졌다면 500도 짜리 불씨를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실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담배 꽁초 화재로 발생한 사상자는 145명으로 전년 대비 17.9% 증가했다.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최근 5년간 담배 꽁초로 인한 사상자는 564명이다.
담뱃불로 인한 화재는 해마다 자주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담배를 피운 뒤 불씨를 제대로 끄지 않으면, 낙엽이나 쓰레기에 불이 쉽게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점점 건조해지고 작은 불씨에도 언제든지 불이 날 수 있다.
대기가 건조하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작은 불씨에도 순식간에 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화재 현장에 나서는 소방관 역시 흡연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중부소방서 송태권 화재조사관은 “담뱃불 화재는 담배꽁초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습관적으로 아무 데나 던지는 경우가 많아 화재로 이어진다”며 “한순간의 부주의가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흡연자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https://news.v.daum.net/v/2018102712000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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